드라마후기 '안나' Anna
올 해는 더위가 너무 일찍 찾아왔다. 아침부터 덥기 시작하는구나~
- 시간
- 금 오후 8:00 (2022-06-24~)
- 출연
- 수지, 정은채, 김준한, 박예영
- 채널
- 쿠팡플레이
드라마후기 '안나' Anna.
뭔가 마음을 촉촉하게 해 줄 무언가가 필요해서 영화를 뭘 볼까(?) 이러저리 검색하다가 쿠팡플레이에서 볼 수 있다는 안나를 보게 되었다.
계획할 때 부터 수지가 주인공으로 나와서 매스컴에서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짧게 6부작이어서 금방(?) 모두 다 볼 수 있었다. 비록 잠을 줄이고 봐서 눈은 충혈되었지만. ㅎㅎ
아이돌 활동을 하는 수지가 주인공으로 나와서, 초반에 약간 기우가,, 과연 극 중 연기에 몰입감이 있을까?
약간 기대반 의심반으로 시작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고 집중도 잘 되었다. 같이 연기하시는 배우분들의 연기도 내 느낌에는 좋았다.
+ 다음 줄 부터는 내용 스포일러가 있으므로 안나를 보실 분은 스크롤을 내리지 마시길 바래요. ^^ +


누구나 한 번쯤은 내 인생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인생을 부러워하고 남의 삶을 살고 싶어할 때가 있다.
원래 유미였던 주인공은 유미가 아닌 남이 되어 안나로서의 삶을 선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상황이 어렵고 절박하다고 해도 우리는 해서는 안될 사회적으로 규정된 그 어떤 범위의 것들이 있다.
유미는 자수성가한 남편과 교수라는 사회적 지위를 갖고 살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남의 이름을 빌려서 껍데기, 가짜로 사는 삶 속에서 힘들어했다. 작은 거짓말이 다른 거짓말을 낳고 그 거짓말을 유지하기 위해서 또 다른 거짓말을 해야하고. 연속적인 거짓말의 무한 쳇바퀴를 돌아야하는 삶.
살다가 뭔가 이것만 이루면 정말 행복해 질 줄 알았는데, 막상 이뤄보니, 기대했던 것처럼 막 그렇게 대단하게 행복하지 않아서 당황스러운 기억이 있을 것이다. 유미도 그랬을지 모른다. 정말 간절하게 모든 해서는 안될 방법을 동원해서 가졌는데, 어? 이게 그렇게 막 행복하지 않네? 그런 느낌적인 느낌?


남편도 유미가 원래는 안나가 아닌 것을 알게 되고 안나를 압박하기 시작한다.
안나도 처음에 남편과 결혼을 할 때, 사랑보다는 이 남자가 가진 것과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로 결혼한 것처럼 보였다. 드라마의 흐름을 보면서 가진 순전한 나의 추측이다. ㅎㅎ
그러면서 안나는 남편이라는 사람의 과거 행적을 차츰 알아가게 된다.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필요하면 사람을 취하고 그 필요가 없어지면 사람도 물건같이 버리는 그런 인성의 남편의 실제 모습을 알게된다.
결국에 남편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면 자신도 버려질 수 있다는 불안함과 자신에 대한 모든 진실을 다 아는 남편의 행보에 대한 불안함이 극 중에 자주 표현된다.


드라마가 전개되면서 여러가지 흥미로운 인물들이 나온다. 그 중에 유미의 학교 선배 역할로 여기자 한 사람이 나온다. 사실은 거짓 대학생이었던 유미에게 유일하게 따뜻하고 진실했던 인물.
살면서 바닥을 치고 엄청 힘든 상황을 맞닥뜨릴 때가 있다.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 주위 꼭 그 어딘가에 따뜻하게 손을 내밀어주고 마음 한 켠을 내 주는 그런 좋은 사람들이 한 명씩은 있었던 것 같다.
폭우가 쏟아지는 장마가 오고 태풍이 몰아쳐도 아주 잠시나마 어딘가는 아주 실낱같은 햇빛이 내리쬐는 순간이 있는 것처럼.
우리 인생에도 유미에게 손 내밀어준 선배같은 그런 따뜻한 손길이 분명히 있었다.
끝까지 유미에게 의리를 지키고 신의와 우정을 지키려고 애쓰는 선배의 삶은 유미와 같은 온통 거짓투성이, 유미 남편과 같은 무자비, 몰인성한 사람들의 삶과 무척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안나가 된 유미에게 남편은 조유미라는 안나의 본명 유미와 이름이 같은 비서를 붙인다. 말이 비서지 사실 조비서는, 안나가 엉뚱한 짓을 못하도록 감시하려고 남편이 붙인 사람이다. 안나는 자신이 조비서와 동행하면서 자신이 유미일때 비슷한 일을 했던 자신의 과거를 회상해본다.
그러다가 자신이 을이였을 때 갑에게 당했던, 그 갑질을 자신이 갑이 되어 무의식 중에 을에게 완전 똑같이 하고 있는 자기 모습을 발견한다. 그런 후로는 비서, 조유미에게 인간적으로 진심으로 따뜻하게 대한다. 뭔가 드라마가 마무리 되면서 뭔가 안나의 모습과 결말은 지금과는 다르게 흘러가나보다~~ 그렇게 단서를 주면서 살짝 살짝 복선이 흐른다.
나는 마음 먹은 것은 어떻게든 하는 여자예요.
그렇게 말했던 안나의 말처럼.
안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마음 먹은대로 뭐든지 다 손에 넣었는데, 왜 행복해 보이지 않았던 걸까. 왜 행복하지 않았던 걸까.
안나는 겉으로는 매우 멀쩡해 보였던 남편녀석이 인성똥차 쓰레기인 것을 발견하고 남편의 뒤통수를 제대로 치려고 착착 준비한다.
마음먹은 대로 남편의 추악한 실체를 만천하에 공개하려고 치밀하게 준비를 한다.
그러다, 안나는 남편의 선거 이후에 함께 미국으로 여행을 가서 남편에 의해 완벽하게 제거될 뻔하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남는다.
약간, 막판에 살짝 급 마무리 된 부분도 있다.
천하의 나쁜 놈인 남편은 안나가 던진 라이터 불에 교통사고 같이 해서 지옥으로 간다.
급 권성징악. 마무리다. ㅎㅎㅎ


오랜만에 드라마를 정주행해서 그런가, 짧지만 재미있고 뭔가 여운이 남는 드라마였다.
태어날 때 우리는 가족을, 환경을 선택할 수가 없다. 인생은 어쩌면 처음 시작부터 그렇게 불공평하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안나를 보면서 느낀 점은,
행복의 기준은 내가 많이 갖고 있는지, 적게 갖고 있는지, 갑인지 을인지... 뭐 그런 것보다....
주변이나 사람들에 비친 내 모습이 어떤가 보다... 내 스스로 내 양심에 비추어 내 자신의 삶이 떳떳한가?
내 마음이 편한 것도 행복의 기준이 될 수도 있는 것 같다.
세상에 모든 사람들은 제 각각 처한 환경과 상황이 너무 다르고 정말 다양한 모습의 인생이 있다.
남들과는 다른 처지 그리고 다른 개성을 가진 나를 내 자신이 바르게 이해해 주고 바르게 사랑해 주는 게 어쩌면 우리는 참 어렵다.
유미가 현실과 환경을 인정하고 처음부터 거짓말을 안 했다면 어땠을까? 아니면, 중간에라도 거짓말을 멈췄다면 어땠을까?
소소한 소박한 일상을 살면서 작지만 소중한 행복을 느끼는 법을 배우진 않았을까?
세상에 거짓된 모습으로 남들의 삶을 좇아 살고 남들 눈을 의식하면서 사는 안나들이 많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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