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주권 받았지만 이민생활 안하고 한국에 사는 이유

한국에 온지 3년차, 아직 미국 영주권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나는 현재 한국에 산다. 

내가 한국에 급작스럽게 오게 된 이유,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 때문에 미국에서 격리 되었을 때, 가족도 없고 겪어보지 않은 그 위기 상황에 모든 일상이 정말 너무 무서워서 오게 된 것이었다. 

 

그런데 점점 코로나가 끝나가면서  ' 혹시, 나는 다시 나가야 하나? ' 그런 생각이 종종 문득 자꾸 들게 된다. 

그러면서 동시에  유지하기 비용도 많이 들고 번거롭고 귀찮은 과정이 있는 미국영주권을 포기해 버릴까? 이런 생각도 든다. 

한국에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이상하게 가끔씩 약간씩 갈팡질팡 하게 된다. 

 

대체 왜 그러는 거냐. 

 

원가족은 있지만 아직 가정을 꾸리지 않아서 정착을 안해서 그런 것 같다. 

혼자 살아도 나쁘지 않은데 혹시 책임져야할 가정이 생기면 조금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을 듯도 하다. 

한국와서 아이들 가르치고 있는데 한국아이들 초,중,고등 아이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보게 된다.

 

어린 아이들이 직장인이 일하는 시간보다 더 오랫동안 매일 공부를 해야하는 아이들의 현실을 보면 정말 여전히 내가 학창시절 할 때와 심하면 심했지 그 보다 더 나아지지 않은, 절대 달라지지 않은 고통스러운 입시, 헬조선이 맞기는 하다. 

이 게 참 안타까운 현실이라, 우리가 함께 고쳐야할 부분인데 내가 큰 힘이 없어서 안타까운 부분이지. 

어딜 가나 사람 사는 것은 이제 비슷한 것 같은데 에고, 잘 모르겠다. 아직 자식도 없는데 미리 걱정하지 말 것. 

 

여러모로 한국이 사는 게 편하긴 하다. 

미국 아마존보다 한국 쿠팡이랑 마켓컬리가 훨씬 편하고 좋은 것 같다. ㅎㅎㅎ

전 세계에서 인터넷이 가장 빠른 나라. 

공공업무 일처리가 가장 빠른 나라.

치안이 비교적 좋고 안전한 나라.

무엇보다도 가족들이 가까이 있어서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여전히, 아주 불합리한 부분들이 여전히 아주 많이 있지만 나는 내가 태어난 이 나라를 사랑한다.

오늘이 광복절이라서가 아니라 새삼스럽게 느낀 게 나는 한국을 무척 사랑한다.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없는 '정' 이라는 정서가 조금 불편할 때도 있고 '오지랖' 질을 지속하는 주변 지인들도 무척 피곤하기는 하지만.

나는 한국을 무척 사랑한다고 결론을 내리겠다. 

 

지난 14년간 살았던 뉴욕시티, 맨하탄, 타임스퀘어 거리. 

 

젊은 시절에 다양한 경험을 쌓고 넓은 세계를 겪어보면서 지금의 나는 인사이트를 얻은 것들이 소중하다. 

그 경험들이 언젠가는 쓰일 날이 오겠지만, 아직은 어디 써먹어야 할지 잘은 모르겠다. ㅎㅎㅎ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운이 좋아서 기회가 주어졌고 그리고 미국 영주권을 받았는데, 막상 영주권을 회사에서 받았는데 그 기쁜 것은 딱 일주일만 유지되었다. 

참 허무하기도 했다.

그리고 나니까 뭐랄까. 현타가 와서 매사에 별로 의욕이 없어서 그 이후에는 뉴욕에서의 삶이 정말로 재미가 하나도 없었다.

 

가족들이 모두 한국에 있어서 명절에 뉴이어스 이브에, 새해 첫 날에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같이 못했던 게 차곡차곡 축적되어 10여년을 넘어가니까 너무 힘들었던 것 같다. 14년동안 길가에 뿌린 비행기 값도 아깝다. 

경력이 시니어로 가면서 나는 영주권이 있지만 변한 게 없이 그대로 여전히 외국인 노동자였다.

눈이 파랗고 노란 맨하탄 네이티브들과 경쟁해서 유리천장을 뚫기가 너무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결론은 뭐냐고. ?!? 

간단하다.  지금은 한국에 있어서 행복하다는 거.

갈팡질팡하다가 한국에 왔지만 현실은 소소한 지금 상황이 즐겁고 소소하게 행복하니까.

어떤 부분에서는 아직 적응하고 있는 면들이 있지만 서도. 

 

모든 주어진 오늘의 이 상황 속에서 감사를 잊지 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매일 반복해서 감사할 점들을 기억하고 시간을 차분하게 차근차근 채워가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