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과거는 과거여서 아름다운 게 아닐까.
할 일도 많고 피곤해서 자야하는데 잠도 못자고 딱히 뭐 할 일도 손에 안 잡혀서 엉뚱하게 네이버 지식인에 들어가서 한 시간 동안 답변 달아주고 있었다.
요즘 시간나면 쿠팡플레이 들어가서 프렌즈 시트콤을 보고 있다.
예전에 20대에 모든 시즌을 여러 바퀴 정주행했기 때문에 거의 외우다 시피 하고 있는데 왜 이걸 다시 보고 있는건가 싶다.
내용과 대사를 거의 외우다 시피해서 자막도 필요없고 왜 보고 있는지 이유를 모르겠는데 자꾸만 보고 싶다.
(다른 영화보고 중간리포트 낼 것도 있는데 이러고 있다.)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프렌즈의 배경이 되는 맨하탄 길거리 사진과 스토리들이 마음의 향수를 주는 것 같다.
이제 한국에서 겨우 2년하고 6개월,
지난 14년의 뉴욕에서의 시간이 문득문득 튀어나오는 건 가끔 그립기도 한 것은 너무 당연한 현상이다.
맨하탄에서 살던 그 젊고 싱그러웠던 6명의 주인공은 이제 모두 중년이 되었다.
프랜즈 리유니온 (Freinds Reunion) 사진이 나와서 봤는데, 깜짝 놀랐다.
조이는 머리가 백발이 되어있었고 모두 몰라보게 늙어 있었다.
다시 만난 그들은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아, 이제 우리도 늙었구나.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지. 서글펐을까?
엄마가 나이가 먹는 게 서글프다고 하신 말이 요즘은 아주 조금씩 이해가 된다.
그리고 그 시트콤을 달달달 외우며 영어공부를 하던 그 소녀(?), 아가씨(?)도 이제 중년의 아줌마가 되었다.
오늘 학부형 한 명이 (엄밀히 말하면, 같은 학교 같은 과 직속 선배님.)
뉴욕에서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해 하면서 물어보았다.
무척 열정적으로 열심히 일도 했지만 참 열심히 놀았던 것도 같다.
더 놀걸. 더 신나게 놀걸. 그런 후회는 아무것도 남지 않지만.
어차피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젊음에 대한 미련을 갖지는 않기로 한다.
빅마마가 부른 노래 ' 체념 ' 이라는 유명한 노래 가사에 이런 게 구절이 있다.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다신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뿐이야.'
내가 혹시 뒤돌아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인걸까?
그건 아닌 것 같다.
다시 갈 일도 없고 가서도 안된다.
과거는 과거였기에 아름답다.
지난 현실의 무게, 처절한 외로움 그리고 치열함은 다 잊고 아름다운 기억만 남아서 미련이라 착각하고 있다.
추억은 추억일 뿐이다.
주인공들이 너무나 싱그럽고 아름다움. 젊음은 좋은거다. ㅎㅎ
예전에 부모님이 하시던 말씀을 내가 하고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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